좋은 글 | 어느 유랑 극단이 가르쳐 준 세 가지 교훈
여러분이 아실까 모르겠지만, 난 최근 음악 공연 기획자라는 새로운 ‘부업’을 갖게 됐다. 16년이란 역사를 자랑하는 인스브룩 애프터아워(Inns brook After Hours)라는 공연인데 여기엔 여러 명의 밴드와 가수들이 참여해 자그마치 20주 동안이나 계속되는 장기 콘서트다.
인스브룩에는 과거의 (유명) 노장 밴드와 가수, 그리고 아직 이름이 그리 널리 알려지지 않은 무명 가수 및 신예 밴드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 인스브룩에서 총괄 기획을 담당하고 있는 나는 밴드 선정에서부터 티셔츠나 모자를 파는 일까지 그야말로 모든 일을 ‘총괄’하고 있다. 어쨌든 난 이런 유서 깊은 콘서트에 참여하게 된 것이 너무나 자랑스럽고 기쁘다. 비록 대부분 무명이긴 하지만, 실제 공연 장면을 가까이서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전엔 전혀 몰랐던 밴드들의 진실한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내가 지금껏 본 밴드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그룹이 하나 있다. 바로 리틀 피트(Little Feat)라는 그룹을 인데, 이들은 1971년부터 앨범은 내놓고 공연 여행을 하고 있는 그야말로 백전노장 (무명) 밴드다. 이 밴드에서 32년간 몸담아온 최고령 구성원인 빌리 폐인은, “우리는 우리가 하는 일이 정말 마음에 들어요.”라고 내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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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그랬다. 리틀 피트는 지난 32년의 세월 동안 한 번도 유명해지거나 대박 앨범으로 떼돈을 벌지도 못했지만, 이들의 공연에는 항상 새로운 활기가 넘쳐 흘렀다. 이들은 공연장의 노인, 젊은이들과 모두 어울려 항상 마음껏 웃고 떠들고 스스럼없이 어울렸다. 심지어 공연이 끝난 뒤에도.
리틀 피트는 전설의 록 밴드도 아니고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대단한 재주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이들은 최소한 자신의 직업을 소중히 생각하고, 그리고 즐길 줄 아는 미덕을 지니고 있었다. 그래서 항상 이들의 공연은 독특한 개성과 함께, 즐거움과 생기가 넘쳐 흘렀다.
1. 사람을 존중한다
리틀 피트의 어느 팬은 공연에 참석하기 위해 30도가 넘는 찜통더위 속에 320 km나 되는 거리를 히치하이크 해서 찾아왔다. 이 사람은 리틀 피트의 공연에 참가했을 뿐만 아니라 이들의 CD를 판매를 적극적으로 도왔고, 이들과 어울려 먹고 마시기까지 했다. 아무튼, 리틀 피트는 이 보잘것없어 보이는 열성 팬을 다음 콘서트를 관람하고 나중에 집에 돌아갈 때까지 끝까지 챙겨 주었다.
중요한 것은 모든 사람을 편견 없이 대해야 한다는 점이다. 직업과 학벌과 관계없이 모든 사람을 존경과 관심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조건만으로 사람을 평가하고 차별 대우하는 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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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자신이 하는 일을 좋아한다면, 돈은 그리 중요치 않다
이번 공연에 참여한 무대 기술자들(흔히 잡역부라고도 한다)은 공연 외에 다른 것들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이들 중 한 명은, “이렇게 자연 속에서 음악을 들으면서 세끼 편하게 먹으면서 일할 수 있는데 뭔 불만이 있겠소?”라고 말했다.
우리 직장인들은 항상 봉급 인상과 직책에 신경을 쓰고 다닌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런 외형적인 것이 아니다. 먼저 자신의 실력이 어느 정도 되는지 판단하도록 하라. 그러고 나서 그 실력에 맞는 대접을 받고 있는지 평가해보도록.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곳이 결국 자신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는 곳이다.
리틀 피트 구성원들은 자신들을 좋아하는 팬들이 있기 때문에 자신들의 실력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비록 돈이나 명성은 아닐지라도.
아무리 초라한 일이라도 자신이 진정으로 만족하고 즐길 수 있다면 그 삶은 가치 있는 것이다.
3. 주변 사람들과 자주 어울린다
인스브룩의 백 무대는 항상 쾌활한 분위기로 넘쳐 흘렀다. 자신들과 함께 공연한 록스타들에 대한 욕지거리, 전에 방문한 도시에서 있었던 일, 술에 취해 공연했던 일 등 이런 대화는 사람들을 더욱 가깝게 융화시켰다.
한번은 내가 관람석에 앉아 있는 관객 한 명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난 어디 시골에서 올라온 팬인 줄 알았는데, 리틀 피트의 공연이 시작되자, “잠깐 실례합니다.” 하더니 무대로 올라가 키보드를 연주하는 것이었다. 그는 리틀 피트의 키보드 주자였고 공연 바로 전까지 관람석에 앉아 몇 안 되는 청중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음악 밴드건 아니건,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기회만 닿는다면 직장 동료들과 자주 밖에 나가 어울릴 수 있도록 하자. 그렇게 되면 사무실의 분위기는 더욱 활기가 넘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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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앞으로 리틀 피트가 보여준 삶의 자세와 닮아 가도록 노력할 작정이다. 내가 하는 일을 즐길 줄 알고, 사람들을 존중해 주며, 항상 밝고 긍정적인 자세로 살도록 노력할 것이다. 이들이 아직 ‘유랑 극단’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이런 식으로 사람들에게 가르침과 교훈을 줄 수 있다면 그들의 삶은 그 나름대로 커다란 의미가 있는 것일 게다.